산업화는 인류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질병을 낳았습니다. 산업화 이전에는 감염병이 주된 위협이었으나, 산업화 이후에는 생활습관병과 환경성 질환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산업화의 전후로 질병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환경, 식품, 생활패턴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환경의 변화 – 깨끗함에서 오염으로
산업화 이전의 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단순했습니다. 자연에 가까운 삶 속에서 농업 중심의 사회가 이루어졌고, 대기와 수질 오염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위생 개념의 부족으로 인해 전염병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고, 쓰레기와 배설물이 뒤섞인 거리에서 콜레라, 장티푸스, 페스트 같은 감염병이 도시를 휩쓸었습니다.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공장이 늘어나고 석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이 급증했고, 도시 인구가 밀집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질병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산업화 이후에는 호흡기 질환, 폐암, 천식 등 환경 오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오늘날 대기오염은 여전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약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세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 폐수, 화학물질 노출은 이전 세대가 겪지 않았던 ‘현대형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산업화는 인간에게 경제적 풍요를 주었지만, 동시에 환경을 오염시켜 새로운 형태의 질병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자연의 단순함에서 인공의 복잡함으로 이동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식품의 변화 – 결핍의 시대에서 과잉의 시대로
식생활의 변화는 질병 구조를 바꾼 또 하나의 핵심 요인입니다. 산업화 이전에는 식량 생산이 자연 환경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흉년이나 기근이 발생하면 영양 부족이 심각했습니다. 비타민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부종, 영양실조로 인한 성장 장애가 흔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에는 식품 가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량 생산과 저장, 유통이 가능해졌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제당, 가공육, 인스턴트식품의 소비가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즉, 결핍의 시대에서 ‘과잉의 시대’로 전환된 것이죠. 현대인은 영양 결핍이 아니라 영양 과잉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립니다. 고지방, 고염분, 고탄수화물 식단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패스트푸드 문화와 단맛에 대한 중독은 식품산업의 발전이 인간 건강에 미친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또한 농업의 산업화로 인해 농약, 방부제, 유전자변형식품(GMO) 등이 등장하면서 식품 안전성도 새로운 건강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즉, 식량 부족에서 벗어났지만, 그만큼 ‘보이지 않는 위험’을 섭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활패턴의 변화 – 활동에서 정적으로
산업화 이전의 삶은 대부분 육체노동 중심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농사, 수공업, 운반 등 신체 활동량이 많았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일하고 잠들었습니다. 즉, 움직이며 살아가는 생활이 기본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되면서 일상의 운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자동차, 엘리베이터, 컴퓨터, 스마트폰 등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신체적 비활동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현대인은 운동 부족형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만, 근감소증,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이 있습니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들은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며 ‘좌식생활병(Sitting Disease)’이라는 신종 개념까지 등장했습니다. 또한 산업화로 인한 도시화와 경쟁적 사회 분위기는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가 현대인의 일상적 질병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만들어냈습니다. 과거에는 외부 감염과 싸워야 했다면, 지금은 자신의 생활방식과 싸워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결론
산업화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질병의 양상도 함께 변화시켰습니다. 산업화 이전에는 감염과 결핍이 문제였다면, 이후에는 과잉과 불균형이 새로운 건강 위협으로 등장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질병은 ‘기술과 편리함의 그림자’ 속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산업화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생활 패턴을 찾아야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신체 활동, 환경을 고려한 소비는 미래 사회의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입니다. 결국, 산업화가 만든 병은 산업화된 삶의 균형 회복으로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